- 한국 주류 시장의 빛과 그림자: 맥주, 전통주, 그리고 새로운 소주 트렌드
류인수 한국술산업연구소 소장은 맥주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외식산업의 쇠퇴로 인해 맥주 소비는 감소하고 있다. 대신에 개인 술 사서 먹는 형태가 많아졌다. 그런 측면에서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보니까 맥주시장이 줄고 전통시장이 커지는 배
경이 됐다.
“수제맥주 시장은 특히 어렵다고 이야기를 해요. 과거에 편의점에서 1만원에 4개짜리 맥주가 들어오면서 국산맥주 소비가 감소했죠. 2020년도에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이 된 것도 맥주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그걸 보완하려고 해서 만든 거예요. 근데 소비자들이 먹어보니 대중 맥주나 수제 맥주나 별반 차이가 없거든요. 수제 맥주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진 거예요.”
이제 지역에서 나오는 수제 맥주는 품질이 좋지만 통신 판매가 안 되니까 쉽게 살 수 없게 돼버렸다. 전통주 업체들이 지역제한을 풀어달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를 운영하는 류 소장으로서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
“지역 특산주는 지역 원료를 이용해서 양조를 해야 되죠. 그런데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원료를 사용해서 제품을 개발하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이것은 전통주가 망하는 길이에요. 전통주는 지역을 기반으로 관리가 돼야지 명주로서 가치를 부여받게 됩니다. 제한을 풀어서 점점 넓어져버리면 오히려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막걸리는 국내 술소비량의 3위를 차지한다. 여기에 고급 주종이나 새로운 주류들이 많이 생성되고 있다. 이것이 주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 가장 큰 변화가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소주가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1992년 정도에 감압소주가 생산이 됐거든요. 그때는 그게 전통주야 그랬거든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상압 소주가 전통이죠. 이제 전체 중류주 시장의 60~70% 정도는 감합 소주거든요. ”
시간이 지나면 비전통이었던 술들이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 이야기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오크통에 숙성시킨 소주가 위스키냐 소주냐, 우리나라 술은 항아리에 숙성시켜야지 오크통에 숙성시키면 되냐, 이런 정체성 문제가 제기된다. 류인수 소장은 10~20년 정도 지나면 이게 일반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냥 투명한 게 소주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크통에 숙성시킨 블랙스피릿이 오크통 숙성 소주로서 대중적으로 자리 잡을 겁니다. 업체들이 오크통에 숙성시키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시장이 지금 있는 거죠.”
막걸리 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자.
“막걸리 시장이 지금 5천억이 넘거든요. 문제는 거의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령 5천억 중에서 A기업이 100억에서 500억 매출을 했다면 다른 기업의 매출이 500억 줄어드는 거죠. 파이를 그냥 나눠 먹는 꼴밖에 안 되는 거에요. 그 기업은 성장하는 것 같은데 전체 시장은 그냥 그대로죠. 시장이 커지지 못하는 거에요.”
지
금의 한국 주류 시장은 어느 정도 포화 단계에 이른 느낌이 든다. 우리는 지금 해외로 눈을 돌려서 넓히지 않으면 국내 시장에서는 쉽지 않다는 게 류 소장의 판단이다. 해외로 나가서 개척하는 양조장들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제가 요즘 생각하는 것은 농림부나 기재부나 국세청이 모이라고 하면 모이고 하라고 하면 하고 하는 수동적인 형태로 이 업계가 진행이 됐거든요. 근데 제가 주체적인 역할을 좀 해야 되겠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발전이 없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류 소장은 정기적인 협의체 모임을 통해서 공통된 의견을 마련하고 산업 발전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관철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