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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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촨성 청두 '수정방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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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방박물관에 양조 유적이 보존되어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수정방박물관 안에는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날은 613일 오후 최고기온이 36도 였다. 입구로 들어서자 잘익은 누룩향과 백주향이 코를 찔렀다. 전시관은 무료 관람이지만 양조장 현장을 보려면 50위안짜리 티켓을 사서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이날은 관람객이 없어 나 혼자 가이드를 독점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 위해 휴대폰 번역기를 사용했다.

중국에서 백주라고 하는 증류주의 등장은 주류 제조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청두에서 생산되는 수정방은 속칭 슈주’(촉주 蜀酒)라 불린다. 촉은 삼국시대 유비가 세운 나라이고 성도가 수도였다. 성도를 촉도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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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방 양조장 내부

 가이드가 누룩은 술의 뼈라고 적힌 설명판을 손가락으로 가르쳤다. 수정방의 누룩()제조 기술은 정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품질 밀을 엄선하여 매화 꽃잎 모양으로 으깨고, 일정 비율의 물을 넣어 반죽한다. 잘 섞은 밀가루를 틀에 넣고 발로 여러 번 밟아 벽돌 누룩을 만든다. 이 누룩을 누룩실에 넣어 세균을 배양한다. 세균 배양은 건조, 뒤집기, 쌓기, 굽기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누룩은 두 가지로 나뉜다. 복숭아꽃이 만개하는 3월에 생산되는 중온 누룩은 복숭아꽃 누룩이라고 하고, 한여름에 생산되는 고온의 누룩은 복곡(伏曲) 복누룩이라고 한다. 이렇게 재배된 누룩은 진곡’(陳曲)"이라고 불리는데 3개월 이상 숙성한 후에야 술을 빚을 수 있다. 이때 복숭아꽃 누룩과 복누룩을 계절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빚는데, 이렇게 빚은 술은 각기 다른 풍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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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에서 발효 구덩이 작업을 하고 있다.

 발효 구덩이 기술이 술맛 좌우

발효된 쌀에 재료를 넣고 공기를 테스트한 후 쪄낸다. 찜통의 용량에 따라, 지게미 더미의 크기를 육안으로 정확하게 가늠해야 한다. 재료를 넣은 후, 찜통 하나당 지게미가 세 국자 이상 또는 이하로 남아서는 안된다. 이는 스승에서 제자로 전수되는 진정한 기술로, 흔히 쌓기라고 한다. 지게기를 섞을 때는 덩어리 없이 빠르게 퍼내야 한다. 지게미, 곡물, 껍질은 흰 알갱이와 노란 겨가 고르게 섞어야 한다.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조사들은 표면을 제거하고 바닥만 남기고 남은 지게미를 다른 재료와 섞고 쪄서다음 발효 단계로 넘어간다. 이렇게 하면 발효조의 지게미에는 항상 이전 발효의 맥즙이 담겨 있게 된다. 발효조에 지게미를 먹이는 이 과정은 매년 반복된다. 이를 통해 발효조 진흙 속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최적화되고 숙성되어 명주 특유의 풍미가 대대로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천 년 발효조, 만 년 지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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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을 쪄서(왼쪽) 증기가 냉각기(오른쪽)를 거쳐 술이 떨어진다

 발효 구덩이를 열 때는 삽을 사용하여 발효조 밀봉 진흙을 약 20cm² 크기로 잘라 손으로 하나하나 들어 올리고 남아 있는 지게미를 깨끗이 닦아 지하실 진흙 구덩이에 넣고 부드러워진 후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보관한다.

지게미를 제거할 때는 먼저 관찰하고 냄새를 맡고, 만지고, 맛을 보아야 한다. 지게미는 황금색을 띠고 순수한 향을 지니며, 떫고 신맛이 나야 한다. 기름기가 없고 묽지만 건조하지 않아야 하며, 붉고 맑은 노란색의 걸쭉하고 실이 매달려 있는물이어야 한다. 이렇게 지게미와 물을 구별함으로써 발효의 숙성도를 파악하여 다음 발효에 적합한 재료를 결정할 수 있다.

지게미 더미를 밟을 때는 꾹꾹 눌러 매끈하게 만들고, 익힌 겨로 덮어 술이 휘발되는 것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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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구덩이 속에서 술이 익어간다

 

발효 구덩이 진흙은 최상급 황토

술의 다양한 풍미 성분은 발효조 진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발효조, 즉 발효 구덩이를 만드는 것이 백주 제조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양조장의 노장들은 "발효조 진흙에는 힘줄이 있고, 벽에는 대나무 못을 박고, 삼베실로 그물을 엮는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즉 발효조를 지을 때 황토를 한 겹 한 겹 다지고, 사천 평야 서부에서 나는 대나무를 꺾어 지하실 벽에 힘줄처럼 묻어 두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로 꾹꾹 눌러 편평하게 만든 후 대나무 막대기를 못으로 박는다. 그런 다음 삼베실로 그물을 엮고, 오래된 지하실 진흙과 섞어 지하실 벽에 바른다. 이렇게 하면 발효조 진흙이 단단히 달라붙고, 발효조가 오래될수록 진흙 속의 균주를 반복적으로 배양하고 길들여 오래된 발효조가 완성된다.

수정방의 발효조 진흙은 청두 북부 교외에 위치한 봉황산에서 채취한 최상급 황토로 만들어졌다. 점성이 강하고 철, 칼슘 등 금속 이온 함량이 적으며 불순물이 적고 약산성이다. 이 진흙으로 만든 발효조는 명나라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것이 좋은 술의 기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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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누룩

 

다섯가지 곡물에 왕겨 사용

증류 과정에서는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구전 비법은 흐르는 술의 온도를 본다. 첫 번째 술을 따서 따로 보관하고, 마지막 술은 아래 항아리에 다시 담는다. 중간에 흐르는 술은 따서 따로 두고, 마지막으로 "강불로 산을 씻어내고", 제때 화력을 높여 곡물을 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증류술과 쪄진 곡물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농향형 백주의 주요 특징인 혼증혼소(混蒸混燒라고 한다.

청두 평원은 예로부터 풍요의 땅으로 불려 왔다.고품질의 쌀, 찹쌀, , 수수, 옥수수 등 곡물을 엄선하여 양조 원료로 사용한다. 또한 증류 과정에서 술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적당량의 왕겨를 첨가한다.

발효 구덩이는 백주 제조의 기초입니다. 오래된 진흙 구덩이에는 수천 마리의 와인 제조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찌꺼기와 배설물과의 장기적인 접촉으로 인해 강력한 군집을 형성했다. 구덩이가 오래될수록 백 제조 미생물의 종류가 더욱 풍부해지고, 생산된 백주는 향긋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닌다.

"좋은 백주는 오래된 발효구덩이에서 나온다"는 말이 바로 진리다. 수정방은 진흙 가마를 고체 발효 용기로 사용한다. 600년 동안 지게미를 구덩이를 채우고, 구덩이를 지게미로 채우는 방식으로 와인 제조 미생물을 길들여 왔으며, 마침내 독특한 "1등 세균 군집"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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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중인 술

 

상쾌한 풍미에 깔끔한 여운

수정방은 맑고 은은한 향을 띈다. , 자두, 건자두 등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달콤하고 상쾌한 풍미가 입안 가득 채워지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수정방은 농향형(浓香) 백주에 속하며 농후하고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배와 자두의 과일향이 느껴지며,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수정방은 마오타이나 우량예와 같이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른 중국 명주들과는 달리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양조장 유적이라는 스토리텔링과 뛰어난 품질, 그리고 고급스러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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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방 판매장에 있는 최고가의 술, 한화 약 2100만원.

 

2006년에는 세계적인 주류 기업인 '디아지오(Diageo)'가 수정방에 투자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디아지오의 홍보 및 마케팅 지원은 수정방이 국제적인 프리미엄 백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정방은 전통 기술과 살아있는 배양균을 바탕으로 2000년에 현대적인 명주로 재탄생하여 짧은 기간 안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백주로 성장했다. 현재 판매되는 상품은 7개의 시리즈로 나뉜다. 고가부터 분류하면 울트라 하이엔드, 하이엔드, 대형단일제품, IP, 연회, 미드체인지, 선물상자 시리즈 등으로 나뉜다

50분간의 관람이 끝나자 시음주 2잔이 제공됐다. 두 잔 모두 80도 짜리로 한 잔은 20년 숙성, 또 한 잔은 6개월 숙성주다. 6개월 짜리를 목으로 넘기자 강렬한 타격감이 느껴졌다. 20년 숙성주는 넘기자마자 온몸으로 퍼지는 부드럽고 시원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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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명주 '수정방'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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